10월 23, 2020 by admin 0 Comments

[클릭 K바이오] 로킷 헬스케어 유석환 ”장기재생으로 바이오 패러다임 바꾸겠다”

화 ‘블랙팬서’의 배경인 와칸다는 세계 최고의 첨단 의료기술을 보유한 국가다. 현대 의학으로 불가능한 심각한 외상도 의료용 캡슐 안에 들어가면 금세 완벽히 재생된다. 현실에서도 영화와 같은 기적 같은 재생 플랫폼이 시연되고 있다. 로킷 헬스케어의 유석환 대표는 이런 장기재생 플랫폼에 도전장을 던지며 세계 제약바이오 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예고하고 있다.

95% 반대에도 신입사원과 ‘350일 모험’

2012년 로킷 헬스케어를 창립한 유석환 대표는 셀트리온 헬스케어를 5년간 이끌며 바이오시밀러의 성공을 주도한 경험이 있다. 또 다시 ‘장기재생 치료’라는 미지의 영역에 뛰어든 유 대표는 서서히 성과를 내며 성공 가능성을 밝히고 있다. 30대 후반에 최연소 대우자동차 폴란드 유럽본부 전무이사를 역임했고, 타이코 인터내셔널에서 한국인 최초 아시아태평양 지역 총괄 수석부사장을 거친 그는 글로벌 경제를 보는 안목이 남다른 경영자였다.

치열한 세계 시장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그가 최종적으로 선택한 미래 산업이 장기재생이다. 그는 “셀트리온 헬스케어에서 값 비싼 수업료를 내고 경험을 쌓았다고 생각한다. 120개국을 돌아다니면서 글로벌 임상을 했다. 그러면서 세계 바이오 기술을 보는 안목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가 처음부터 장기재생 플랫폼을 겨냥했던 건 아니다. 로킷 헬스케어는 2012년 창립에는 3D 프린터 기업으로 출발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3차 산업혁명의 핵심이라고 했던 분야다. 하지만 막상 부딪혀보니 3D 프린터 제조업의 미래가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았다. 마침내 유 대표는 2016년 중대한 결심을 내리고 사업의 방향성을 바꿨다.

유 대표는 구성원 95%의 반대를 무릅써야 했다. 그는 “당시 기계를 만지는 기술자들이 대부분이어서 회의적인 시각이 강했다. 바이오 인력도 없었기 때문에 신입사원 한 명을 데리고 몸소 뛰어야 했다”며 “절박한 심정으로 1년 동안 주말도 없이 350일을 일하며 바이오프린터인 인비보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3D, 4D 바이오프린팅으로 마지막 승부수를 띄운 그는 “당시 3D 프린터 업체가 70~80개가량 있었다. 지금 버티고 있는 기업이 4~5개 뿐”이라며 “만약 바이오프린팅으로 전환하지 않았다면 로킷 헬스케어는 망했을 것”이라고 가감 없이 털어놓았다.

장기재생 혁신 플랫폼, 치료율 100%

1년 동안 유 대표가 직접 개발했던 닥터인비보는 국내보다 세계 시장에서 더 주목받고 있다. 닥터인비보는 엉덩이나 허벅지 등 자신의 정상 자가 세포를 활용해 치료 패치를 만드는 장기재생 플랫폼이다. 미국·독일·영국·인도·터키·이탈리아 등 50개국 수출되고 있다. 지금까지 판매한 인비보의 기기 금액만 3000억원이 넘는다. 특허도 200여 개 보유하고 있다. 유 대표는 “장기재생 기술 실현의 꿈을 품고 있던 연구원들이 몰려들었다. 하버드대 출신 등의 인재들과 함께 장기재생 플랫폼을 만들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장기재생기 닥터인비보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의료기기 등록을 마쳤다. 9월부터 미국 현지에서 닥터인비보의 주요 기술을 적용한 당뇨발(족부 궤양) 재생치료 플랫폼 시술이 진행되고 있다. 유 대표는 “3년 전부터 당뇨발 분야에서 가장 앞서있는 하버드대와 교류하고 있고, 미국의 저명한 학자이자 당뇨발 전문의 데이비드 G. 암스트롱 교수가 직접 시술하고 있다”고 했다.

사실 세계 제약바이오 산업의 중심인 미국 시장을 개척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지금까지 FDA 승인을 받은 한국 의약품은 23개 남짓일 정도로 진입의 벽이 높다. 승부사 기질을 지닌 유 대표는 분야 1위 권위자에게 닥터인비보의 우수성을 알리며 미국 시장 개척에 성공했다. 그는 “세계적인 학자들은 새로운 기술력에 대한 오픈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닥터인비보를 개발한 뒤 전 세계에서 가장 센 학자를 찾아서 문을 두드렸다”고 미국 시장 진출 비결을 밝혔다.

무엇보다 치료율이 높아 당뇨발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당뇨발은 당뇨병을 앓는 환자들이 감염되는 발이 썩어나가는 합병증이다. 유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20초당 1명의 당뇨발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당뇨발 환자 절반이 족부를 절단하는데 이중 절반 이상이 5년 내 사망한다”며 “암보다도 사망률이 높다”고 말했다. 2003년 미국의학협회지(JAMA) 발표에 따르면 당뇨병으로 당뇨발이 발생한 경우 5년 후 사망률이 최대 55%다. 족부 절단 시 5년 내 사망률은 74%에 달한다.

전 세계 당뇨발 환자는 5000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당뇨병 환자의 25%가 당뇨발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뇨발의 효과적인 치료방법은 아직 없다. 유 대표는 “지금의 치료 방법으로는 진단 후 완쾌까지 1년이 걸리고, 5000만원의 비용으로도 치료율이 50% 수준”이라며 “하지만 닥터인비보는 치료율 100%다. 인도 40명, 한국 20명 등 지금까지 60명의 당뇨발 환자가 완쾌했다”고 강조했다.

닥터인비보를 통하면 당뇨발 치료를 기존의 10분의 1 가격으로 빠르게 치료할 수 있다고 한다. 유 대표는 “닥터인비보의 1회 치료는 4주가 소요된다. 100만~200만원 비용이면 당뇨발 치료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신약 아닌 재생의료 겨냥, 바이오산업 패러다임 변화 주도

당뇨발은 복합적인 합병증이라 치료 약 개발이 쉽지 않은 질병이다. 당뇨발을 치료하려면 신약 10개 정도가 개발되어야 한다는 분석이다. 그래서인지 유 대표는 신약 개발 중심의 바이오산업은 서서히 저물어간다고 내다보고 있다. 그는 “사람마다 세포 하나하나가 다 다르다. 지금은 정밀 맞춤 치료로 넘어가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바이오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하는 있는 분야로 장기재생을 꼽고 있다. 세계 재생의료 시장 규모는 연 17.3% 성장하고 있다. 2026년에는 309억 달러(약 35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 대표는 당뇨발 다음 타깃으로 연골 재생을 겨냥하고 있다. 그는 “닥터인비보로 연골도 재생이 가능하다. 2021년 말 연골 재생키트도 나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닥터인비보는 자가세포를 추출해 빠르고 쉽고 안전하게 재생할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다. 유 대표는 “자가세포를 추출하는데 15분, 인공조직 형상을 만들면 5분이면 출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인공조직이 패치상태로 만들어지면 손상된 부분에 붙이면 치료가 되는 방식이다. 더욱이 인비보를 적용할 수 있는 재생치료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유 대표는 장기재생이라는 혁신적인 솔루션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연골 재생 이후 간, 신장, 심장, 췌장 등에 적용할 것이다. 시장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던 분야라서 100조원 이상의 시장이 열릴 수 있다”고 했다.

닥터인비보는 수술실 안에서 이뤄지는 치료라 복잡한 임상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 유 대표는 “세포는 추출되면 최단 시간 내 처리해야 한다. 까다로운 조건 내에서 가장 안전하고 저렴하고 빠르게 재생 치료 방법을 고민하다 수술실 안에서 승부를 봐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신약처럼 밖으로 가져가서 만드는 건 분명 한계점이 있다”며 닥터인비보의 탄생 배경을 설명했다.

장기재생 플랫폼 완성까지 가야 할 길은 멀다. 그는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4D 프린팅 등을 모두 융합하는 바이오기업이 돼야 한다. 장기재생으로 치료율을 높일 수 있는 기업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